[홍관희 칼럼] 6·2 지방선거의 어두운 그림자
6·2 地方선거의 어두운 그림자
친북좌파 세력이 6.2 지방선거를 승리의 모멘텀으로 삼아
대대적인 국체(國體) 허물기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6.2 지방선거 결과는 ‘참담’ 그 자체다. 광역과 지방 많은 곳에서 패배했고 특히 서울 구청장 및 수도권 기초단체장을 거의 모두 내줬다. 서울시장이 신승(辛勝)하여 겨우 체면을 살렸다.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가는 것도 한국정치가 갖는 새로운 문제점이자 특성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선거가 던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천안함 사태 이후 제기된 국가안보의 중요성이 국민들 속에 인식되기는 커녕, 일부 세력의 거짓 선전에 의해 왜곡 호도되었다는 점이다.
곧, 천안함을 무장공격한 김정일 정권의 도발적 성격은 희석되고, 도발에 대한 강력 대응방침을 천명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마치 평화를 위협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양 왜곡 홍보되어 많은 국민들이 그 선전공세에 넘어갔다.
그 결과 “전쟁이냐 평화냐?”의 2분법 논리로 국민을 전쟁 공포 속으로 몰아간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되는 희한한 사태가 오게 된 것이다. 아마도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된 으뜸 원인은 방송 언론의 집요하고 지속적인 왜곡 선전에 있지 않았나 싶다. 지난 2008년 5~6월 광우병 선동 때와 똑같은 사실 왜곡이 또 일어난 것이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일상 사로잡는 공중파(公衆波) 방송이 이렇듯 사실을 왜곡하는 나라가 과연 잘 될 것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당 관련법에 의해 규제를 할 수 있을 터인데도, 정권 출범 직후부터 기가 꺾여 방송언론 바로잡기에 실패한 것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 온 근본 원인이 된 것이다.
날이 갈수록 이 나라에는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5일에는 전교조의 광화문 불법 집회를 경찰이 불허하였음에도, 법원이 허가해주는 기묘한 사태가 벌어졌다. 권력이 좌우로 양분되고 사회 각계각층이 분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친북좌파 세력이 ‘진보’로 윤색되어 버젓이 국민 호도를 지속한 지도 꽤 오래 되었다.
문제는 이런 기형적 상황을 고쳐 나갈 마땅한 방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정면 도전’에 성공하여 기세가 오른 친북좌파 세력이 6.2 지방선거를 승리의 모멘텀으로 삼아 대대적인 국체(國體) 허물기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6.2 지방선거를 불길한 전환점으로 보게 되는 소이(所以)가 여기에 있다. 실로 나라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역 장성이 「작계 5027」을 북한에 넘겨 준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천안함’보다 더 큰 충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 잃어버린 10년 김대중ㆍ노무현 좌파 정권 때 축적된 잘못된 유산이 사회 각계각층 특히 이 나라 국가방위의 중추인 軍에까지 침투하였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하겠다.
韓美 동맹만이 유일하게 버팀목이 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韓美 간에 계획되었던 서해 연합훈련이 연기된 것은 또 무슨 연유인가? 5.20 정부의 천안함 발표 직후 미국은 항모전단을 파견해 7일부터 대규모로 연합훈련을 하기로 했었다. 훈련에는 美 7함대 소속 ‘조지 워싱턴號’와 이지스 구축함이 포함돼 있었다. 韓美 양국은 아울러 대규모 대잠수함 작전까지 전개할 계획이었다. 덧붙여 싱가포르에서 대북 ‘단호 대응’ 의지를 밝히려던 韓美 국방장관의 공동 기자회견 계획도 전격 취소됐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의 요청에 의해 그렇게 됐다는 것인데, 갑작스런 계획 변동에 국민들은 매우 의아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 원인이 혹시 한국의 정정(政情) 불안 때문은 아닌지? 일단 중국의 불만을 고려하여 취해진 조치라고 이해되나, 혹 6.2 지방선거에서의 친북좌파의 대거 부상과 작계 5027을 넘겨준 사상 초유의 간첩사건에 영향을 받아, 미국의 한반도정책이 변화하는 것은 아닌지 추정해 본다면 지나친 비약인가?
이제 우리 앞에 전작권 전환 연기 협상이 남아 있다. 이에 대한 미국 측의 태도가 궁금하다. 전작권 전환 연기 협상에 실패한다면, 한국 정치정세는 진정 새로운 위기의 국면으로 들어서게 된다. 자유민주주의 세력은 국가존립과 국민생존을 위해 깊이 고뇌해야 할 때이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코나스 www.konas.net 201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