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김정일

통일*북한 2005. 1. 3. 01:38

[김정일 연구] <1부> 인간 김정일
지하 100m 통로로 걸어서 출근
무엇이든 비밀리에 일하고 조직
20여년간 새벽4시까지 업무 일어나는 시간은 대개 낮12시
관저는 알려진 것만 서너곳 어디서 자는지는 측근만 알아

북한을 알기 위해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알아야 한다. 나라 전체가 그의 유일체제이기 때문이다. ‘은둔의 지도자’로 불리는 김 위원장은 한 인간으로서, 국가 경영자로서, 정치인으로서 어떤 사람일까. 국내에 알려진 그의 이미지는 맞는 것일까. 조선일보는 국내 김정일 연구 전문가들에 의뢰, 김 위원장의 모든 것에 대해 주 1회 연재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하 김정일)의 새해맞이는 독특하다. 새해가 시작되는 첫 순간인 1월 1일 0시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한다. 연례행사다. 서기실(비서실) 측근 몇명과 극소수의 군 간부들이 같이 간다. 나중에 노동신문에 참배 사실만 간단히 보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개하지 않는다.

김정일은 이어 당·군 주요 간부들에게 ‘감사의 글’을 팩시밀리로 보낸다. 제목과 달리 내용은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중앙당 비서(우리나라의 대통령 수석비서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나 실제 권한은 훨씬 크다)들은 새해 아침에 출근, ‘감사의 글’을 읽는다. 부서별로 회의도 연다. 김정일에게 ‘답변서’를 보내기 위해서다. 답변서는 ‘충성 맹세’가 주요 내용이다. 1월 1일에 김정일이 공식적으로 일반에 모습을 나타내는 일은 거의 없다. 측근이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1월 1일에는 당보(노동신문)·군보(조선인민군)·청년보(청년전위)에 새해 공동 사설이 일제히 실린다. 지난해를 ‘총화’(결산)하고, 새해 시정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중요한 만큼 김정일이 직접 검토한다. 사설도 그런 경우가 있다. 노동신문에 굵은 테두리가 있거나 무늬가 들어간 사설은 김정일이 직접 검토했다는 의미다. 김일성 사망 후 공동 사설은 줄곧 ‘선군정치’ ‘총대정신’을 강조해왔다. 공동 사설은 각 직장별로 하달되며 주민들은 이를 ‘학습’해야 한다. 김정일이 무엇보다 선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낮 늦게까지 자고 밤에 일한다. 아버지인 김일성도 마찬가지였다. 일화도 있다. 79년 평양에서 새벽 2시에 TV를 틀면 외국 영화가 나오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당연히 일반 주민들도 볼 수 있었다. 입 소문으로 인기를 끌었다. 정치보위부가 첩보를 입수, 방송국을 급습했다가 김일성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조용히 방송국에서 철수했던 적이 있었다.(김정일 처조카 이한영) 김일성은 시력이 좋지 않아 밤에 영사실에서 영화를 보면 눈이 피로해 TV를 통해 보고 싶다고 김정일에게 얘기했고, 김정일의 지시로 방송국이 김일성을 위해 새벽에 영화를 방영한 것이었다.

이한영은 김정일의 일과와 관련, “밤 새워 집무실에 있다가 새벽에 관저에 돌아와 잠을 잔다. 일어나는 시간은 대개 낮 12시쯤”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일하는 습관’에 대해서는 김정일 스스로도 인정했다. 이유는 김일성 주석에 대한 보고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8월 방북한 남한 언론사 사장단에 직접 설명한 것이다. 김정일은 당시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접견과 오찬에서 북한 내부 사정과 통일·외교·국방 등에 대해 언급한 뒤 “(나는) 모든 업무 보고를 새벽 3시까지 받아 반응을 종합해서 주석님(김일성)께 보고를 드리고 나면 새벽 4시가 된다. 이런 조직비서 생활을 20년간 해와 그게 버릇이 됐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이한영씨의 증언과 달리 자신의 하루 수면시간은 ‘4시간’이라고 했다.

김정일의 관저는 알려진 것만 15호(중성동), 85호(동평양), 창광산 관저 등 서너 군데가 된다. 이 밖에 평양 외곽에 있는 지하 철봉각 등 별장은 부지기수다. 김정일이 어디에서 잠을 자는지는 최측근 몇명만 안다.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초대소에 머물 때도 많다. 2000년 8월 말 2차 장관급회담 당시 박재규 남측 수석대표는 자강도 별장에서 김정일을 만났으며, 일본에서 활동하는 가수 김연자씨는 원산 초대소에서 김정일을 만났다.

대개 낮 12시쯤 일어나면 집무실로 간다. 김정일의 공식 집무실은 중앙당 본청사다. 여기에서 회의를 열거나 주요 문건들을 결재한다. 새벽까지 일하다보니 숙소인 관저에서 업무를 보는 때도 많다. 15호 관저에서 집무실까지는 대리석으로 된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00m 정도 내려가면 지하도가 나온다. 집무실까지 걸어가면 6분 정도 걸리며 본청사 3층이 전용 집무실이다. 2층은 측근 부부장의 사무실, 1층은 서기실이다. 김정일 집무실의 벽 두께는 80cm 정도로 알려져 있다.(이한영, 경호원 출신 이영국)

김정일의 업무는 보고서를 읽고 결정하고 지시하는 일이다. 김정일은 무엇이든 비밀리에 조직하고 일하는 스타일이다. 웬만하면 ‘제의서’(보고서)로 대체하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보고받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제의서 정치’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배워 컴퓨터로 보고받고 지시를 하기도 한다. 평양 일부 지역에는 랜(LAN)도 깔려 있다.

밤엔 간부들과 술을 마시는 일이 잦다. 저녁 늦게 시작해 새벽까지 계속하거나 아예 새벽에 시작해서 새벽에 끝내는 경우도 많다. 82년 10월 21일에는 원산초대소에서 연회가 열렸다. 김정일 측근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해주기 위한 자리였다. 파티 참가자들을 위해 초밥을 만들었는데, 시작한 시간이 새벽 2시이고, 끝난 시간이 새벽 4시였다.(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그러다 간부들이 술에 취하면 자기만 몰래 빠져나가 팩시밀리로 들어온 보고서를 새벽 3~4시까지 검토한다. 궁금한 게 있으면 새벽에도 해당 부서에 직접 전화한다. 새벽까지 근무하다 김정일의 전화를 받고 답변을 잘하는 바람에 갑자기 부부장(차관급)으로 승진되어 덴마크대사로 나간 외교부 과장도 있다. 보고서 중 체제 도전과 관련한 사항은 최우선 검토 대상이다. 김정일은 보고서가 좋으면 표지에 ‘잘 되었음’ ‘동의함’ 등으로 쓰고 밑에 이름과 날짜를 표기한다. 날짜만 쓴 것은 ‘참고로 보았다’는 뜻이다.(황장엽 전 비서)
측근을 비롯해 당과 내각 간부들을 도청한 결과 또한 매일 받아보는데, 이것은 읽어본 뒤 곧바로 파쇄기로 없애버린다.

▲손광주씨 약력
-1957년생·고려대 졸
-동아일보 신동아, 뉴스플러스 기자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이념연구센터장
-저서 ‘김정일 리포트’ ‘다큐멘터리 김정일’ 등

손광주 The Daily NK 편집인
[조선일보 200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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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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