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달래려 진흙 먹는 꽃제비, 北 620숙박소에 만연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 사포구역의 ‘꽃제비수용소’라 불리는 620숙박소(유랑자 등을 가두어 관리하는 곳)에서 생활하다가 2009년 11월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뒤 현재 중국에서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는 탈북자 이용운(가명, 32살)씨가 620숙박소 내의 참상을 전했다.
1일 본 방송국과의 전화인터뷰를 가진 이 씨는 사포구역 620숙박소에는 현재 노약자와 어린이를 포함해 100여명이 감금되어 있으며, 겨울이 되면서 추위를 피하려고 들어오는 꽃제비들로 숫자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감자들의 나이는 젖먹이 이상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데 교화소나 노동단련대를 나와 갈 곳 없는 사람들까지 잡아서 감금하고 있다”며 “그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퉁퉁 부어 있고,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 나가는 사람이 아직도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탈출해 장마당에 나가 도둑질을 하다가 들키면 다시 끌려 들어와 폭행을 당하는 것은 물론 벌로 하루 한 끼 식사만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의 열악한 식량사정 때문에 수감자들은 진흙까지 먹는 실정이다.
이 씨는 “한번은 뼈만 앙상한 6~7살 어린이들이 모여 무엇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것을 보고 가보니 이탄이라는 진흙을 먹고 있었다”며 “당장 뱉으라고, 먹으면 죽는다고 말하자 애들은 배고플 때 조금씩 먹으면 허기를 달랠 수 있다며 나에게 권하기까지 했다”고 끔찍한 실상을 고발했다.
그는 “나도 한 숟가락 정도 씹었는데 씁쓸한 맛과 함께 돌멩이들이 맴돌아 도저히 삼킬 수가 없었다”며 “한 끼 식사가 새알 같은 감자 4~5알 정도인 그곳에서는 기름이나 고기는 먹지 못하는 탓에 수감자들은 한 끼라도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열악한 실정과 겹쳐 감당하기 힘든 중노동 때문에 수감자들의 대부분은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더운 여름에는 아무 곳에서나 잘 수 있는데 겨울에는 옷도 없고 배가 고파 얼어 죽는 사람들이 많다”며 “겨울에는 물도 없고, 또 있다고 해도 찬물에 나가 씻을 생각을 못해 눈만 반짝거린다. 영양실조로 면역력이 약해져 조금만 아파도 금방 죽으며 특히 노인들이 기운이 없어 더 빨리 죽는다”고 밝혔다.
또 “수감자들은 사실상 요양을 받아야할 중환자 상태이지만 숙박소에서는 그 중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을 모아 모래를 나르게 하는 등 감당하기 힘든 과제를 주어 하루 종일 작업을 시킨다”며 “작업을 하지 않으면 부실한 식사조차도 제대로 주지 않아 한두 달 안에 몸이 허약해진다. 정말 숙박소는 산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지옥과 같은 곳이다. 죽으면 그날로 산에 가져다가 묻어버린다”고 지적했다.
숙박소에 있는 꽃제비들은 “빨리 봄이 되어 빌어먹던지, 산에 올라가 풀이라도 실컷 뜯어 먹고 배를 불려 보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하루하루 날씨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620숙박소는 1990년대 중엽 대규모 아사자와 유랑걸식자들이 발생하자 당국이 방황하는 꽃제비들을 구제할 목적으로 군, 구역마다 하나씩 인민위원회 산하에 길가에 설립했다.
하지만 위생이 너무 열악해 꽃제비들 속에서는 수용소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이지만, 북한당국은 아무런 해결책이 없이 지역의 기관들에 자체로 처리하라는 지시만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은호 기자 kyza@hanmail.net
출처 자유북한방송
[구국기도 http://www.korea318.com/2010.2.2]
'통일*북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굶어죽는 주민과 실상을 모르고 떠벌리는 김정일 (0) | 2010.02.06 |
---|---|
“北 무너지고 있는 사실에 의심 여지 없다” (0) | 2010.02.06 |
화폐개혁 후 냉동된 아사자 시신들 집안에 방치 (0) | 2010.01.24 |
임신한 여성 몸에 삽자루 박아 비밀처형 (0) | 2010.01.23 |
2010년 다시 보는 ‘김일성 비밀교시’ (0) | 2010.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