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년사 분석

이념보다는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 입장 표명





북한은 지난 1일 ‘黨창건 65돐을 맞는 올해에 다시 한 번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 제하의 신년 공동사설을 발표하였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인민생활 개선을 위한 총체적 노력’을 강조하는 등 이념보다는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서인지 새해 벽두부터 대규모 군중대회를 개최하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해 이틀째인 지난 2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10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올해 공동사설에 제시된 전투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며 ‘새해 공동사설 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하였다.

북한은 해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년사격인 공동사설을 발표한 후 평양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실천 결의행사를 열고 있는데, 새해 연휴가 끝나고 나서 치러졌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공동사설 발표 직후 열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난 4일 새벽 새해 첫 공개 활동으로 북부 자강도의 희천 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고 같은 날 오후 6시쯤 평양 이남의 황해남도 재령광산을 찾아 현지 지도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작년에 첫 공개 활동으로 탱크부대를 방문한 것과 대비된다.

북한의 ‘경제 살리기’를 향한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으로, 그만큼 주민들의 먹고 사는 민생문제가 절박해 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화폐개혁이 물품공급 확대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불만이 커져, 사회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민생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북한은 남북관계에서도 실리를 적극 챙기려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중국과 베트남에서 진행된 남북 해외공단 공동시찰에서 최근 북한의 물가가 올랐다며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을 현재 수준의 3배를 요구한 바 있는데 올해 개성공단 협상은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또 이번 신년사설에서 주목할 대목은 그동안 게재했던 우리정부에 대한 비난과 주한미군 철수문제 등을 언급하지 않고,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낸 점이다. 이는 북한이 북미관계 발전을 위해 남측과 관계개선이 필요하고, 특히 한국이 참여하는 4자간 평화협정 논의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ㆍ조선인민군(군보)ㆍ청년전위(청년동맹)는 사설에서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는 북한 신년 사설을 해설하는 기사에서 “우리(북한)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언급한 것은 올해의 극적인 사변을 예감케 하는 의지 표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핵문제가 어느 정도 진척되면 남북대화가 복원되고 교류협력이 진전됨으로써 정상회담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인 9, 10월 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 대해 “화폐개혁에 분노한 국민을 달래려는 것으로 일방적인 한국 변화만 요구하는 등 남한 분열책동이 안 보이냐?”며 “북한 정권을 잘 모르는 남한 언론이 북한의 사기극에 넘어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북한의 올해 「신년공동사설」은 내부적으로는 ‘인민생활 향상’을 화두로 내세워 주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한편, 화폐개혁 이후 국가 주도의 사회주의 경제 관리체계를 복구하는 등 체제안정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 北ㆍ美 간의 적대관계 종식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과 남한의 대북정책 전환을 위한 ‘對美ㆍ對南’ 대화 의지를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나스플러스 2010.1.11]



Posted by no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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