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이상한 직업"
아무일도 안하면 '운동부족'...열심히 하면 '과로사'
야당 초선의원의 ‘100일 의정활동 고백기’가 눈길을 끈다. 한 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최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blog.naver.com/kjl533.do)를 통해 “국회의원이 된 지 100일쯤 지나 알아차린 사실은, 아무 일도 안 하고 놀면 ‘운동부족’으로 죽을 수도 있고 아주 열심히 일하면 ‘과로사’가 충분히 가능한 이상한 직업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얼굴 한 번도 못 보는 사람들도 국회의원이고 의정 활동이나 지역구 행사에 열심히 얼굴을 비춰도 국회의원이라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지역구에서 쏟아지는 민원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이 의원은 이어 “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민원이 한건씩 접수되니까 사람 만나기가 겁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은 국정을 논하는 사람들 인가 아니면 해결사인가. 그 정답을 아는 분이 있으면 고견을 부탁한다”며 “어떤 때는 쉴새없는 민원청탁 때문에 입에 밥을 넣고도 씹을 수가 없기도 하고, 술잔을 입에 대고도 술을 넘길 수 가 없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 의원은 이어 “민원인이 말할 때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고 열심히 들어야 하며 그럼에도 해결 여부를 말해주기를 바라는 그 눈빛을 만족시킬 수 없을 때는 무척 마음이 무겁다”는 고민도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 글에서 “선거공약이 전무했던 나도 이런데 선거공약이 화려했던 분들이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까”라며 “이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은 의원생활이 1년쯤 지나면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자조적인 자문자답을 했다.

강연곤기자 kyg@
[문화일보 200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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