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환 탈북기자 “북한은 실제로 망했다”
‘조갑제 기자의 현대사 강좌’
“북한 정권의 붕괴와 북한 체제의 붕괴는 별개”
“북한의 붕괴를 마치 재앙이 오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북한의 붕괴는 오히려 안정이다. 동서독은 동독이 시장경제를 체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일됐기 때문에 통일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북한은 배급제가 아닌 시장화 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사회간접자본만 투자하면 된다. 그러므로 우리 정부와 대통령이 북한 인민을 해방하겠다는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월 1회 진행으로 변모된 ‘조갑제 기자의 현대사 강좌’에서 탈북자 강철환(現 조선일보 기자)씨는 26일 “현 정부가 김정일을 끝장내겠다는 의지가 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철환 기자는 북한 요덕수용소에서 10년 이상 생활하다가 지난 ’92년 입국한 탈북자로, 북한의 강제수용소 실상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2005년에는 미국의 부시대통령과도 만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대화했다.
이 날 ‘김정일의 종말을 넘어서’란 주제의 강의에서 강 기자는 요덕수용소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실상과, 작년 말에 실시된 북한 화폐개혁에 대한 자세한 소식을 전했다.
강 기자는 “북한은 실제로 망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사회주의 체제는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며 체제를 유지하는 3가지 동력은 사상교양, 배급제, 정치범 수용소 등과 같은 공포정치인데, 북한은 이미 배급체제가 붕괴됐고 사상교양도 화폐개혁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망하지 않은 이유를 강 기자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막대한 현금과 식량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000년 故 김대중 前 대통령과 김정일 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전제조건으로 삐라(전단지)를 중단할 것을 내세웠는데, 이때부터 삐라가 중단됨으로써 북한 주민들은 외부와 소식이 차단돼, 인민군은 한국이 북한에 건네 준 쌀을 “김정일이 남한으로부터 획득한 전리품”으로 알고 먹었다고 설명했다.
강 기자는 강연 내내 남한의 대북방송과 삐라, 풍선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소식을 접하고 생필품을 획득했다며 심리전의 파괴력을 강조했는데, 김대중 정부에서 이러한 것들을 중단함으로써 “효과가 가장 강력한 시기에 심리전 무기를 우리가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이는 “국가에 해악 끼친 반역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강 기자는 북한은 ‘배급제 계급’과 ‘자력갱생 계급’으로 분류된다며, 권력집단인 배급제 계급 외의 자력갱생 계급은 시장을 통해 생활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는 통일시장, 평성시장, 함흥시장, 청진시장 등 남한의 남대문시장과 같은 큰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이 시장을 통해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정일이 노무현 정부의 임기 말기에 정상회담을 추진한 이유는 노무현 정부에 이어 친북좌파 정부가 들어서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일어난 대규모의 불법 시위 뒤에는 반드시 북한이 있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 이후 그동안 남한의 지원으로 생존하던 권력집단에 돈이 없자, 시장에 의지해 자력으로 생존하던 인민을 쥐어짜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화폐개혁을 실시했으나,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시장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강 기자는 “김정일은 강제적 개방·개혁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자신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북중 국경을 통한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설명했다.
그는 “라디오를 통해 1년간 남한 및 외부 소식을 접한 사람은 대화가 가능하다.”며, “북한은 탈북자를 막기 위해 30만 대군을 국경에 집결했는데, 이들에게 라디오 10만대만 보내면 북한은 붕괴된다”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보 투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대북 풍선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탈북자 이민복 씨는 1995년 입국 이후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에 진실을 전하는 일의 중요성을 ‘거짓말 공화국에 햇빛 비추기’로 설명했다.
그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욱 밝게 빛난다”며, “북한은 ‘거짓’이므로 풍선을 통해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과 북한을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하며 자신은 2000년부터 풍선을 보내기 시작해 지금까지 25차례나 북한의 항의와 협박을 받았지만 신념을 가지고 골리앗(북한)의 정수리에 돌을 던졌다며, 북한의 정수리는 바로 ‘수령 우상화’라고 말했다.
조갑제 대표도 “북한 정권의 붕괴와 북한 체제의 붕괴는 별개”라며 “김정일 정권의 붕괴는 정권이 교체돼 새질서가 확립되는 것으로 이는 통일로 가는 결정적 걸림돌이 사라지는 것이며,, 북한 체제가 붕괴되더라도 무정부상태가 되지는 않는다며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일 정권 교체 후 들어서는 정권이 친중정권이 되더라도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유도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며 군사적 모험주의를 약화한다면 남북관계 정상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롭게 진행되는 강좌를 축하하기 위해 학군장교 출신으로 구성된 아리수 합창단이 ‘내 나라, 내 겨레’와 ‘그리운 금강산’을 합창했고, 시 낭독도 이어져 축하의 분위기를 더했다.
한 달 만에 진행되는 강좌인 만큼 200여 좌석이 배치된 강연장은 400여 명의 청중이 모여좌석 부족으로 바닥에 앉아서 강연에 열중하면서도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였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객원기자
[코나스 www.konas.net 20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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