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세대 그들이 몰려온다]
열린우파 20代 '젊은그대'
脫이념ㆍ개방ㆍ자유가 핵심코드… 진보적 가치 지향
'블로그(BLOG) 세대', 그들이 몰려오고 있다.
해방공간과 전쟁의 혼란을 겪으면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던 '아버지(5060) 세대'나 이념의 깃발아래 뭉쳤던 '형님(386) 세대'와 결별을 선언한 새로운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념과잉에 함몰됐던 기존 세대와 달리 탈이념적이며 자유(Liberal)와 개방(Open)을 코드로 무장한 '젊은 그들'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헤럴드경제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에너지, 2005년 20대인 그들을 'BLOG(Be a Liberal & Open Generation) 세대'로 명명한다. 그들은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다른 이념과 같은 공간에 공존을 받아들일 정도로 자유롭게 열린 가치를 지향한다. 이념을 독점하면서 다른 이념에 대해 배타적이고 공격적이었던 '386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특히 블로그 세대는 진보적이지만 왼쪽(左)보다는 오른쪽(右)에 가깝다고 자신들을 규정, 해방공간과 6ㆍ25라는 비극이 빚어낸 '진보=좌파, 보수=우파'의 기존의 도식적인 이념지형을 무너뜨릴 태세다.
이념에서 해방된 블로그 세대는 1인 미디어 '블로그'로 모여들면서 개방이란 자신들의 감성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블로그는 접근이 쉽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와 개인의 역사를 한데 아우를 수 있는 '개방과 포용의 광장'이라는 점은 블로그 세대의 코드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블로그로 '1대1' 또는 '1대다(多)'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타인과 개방적인 접속을 시도하는 등 개방을 지향하는 블로그 세대는 블로그를 통해 자신(I)들의 정체성을 찾는 '블로기(BLOG-'I')들이기도 하다. 개방과 자유는 인생의 가치, 라이프 스타일 등 블로그 세대의 모든 지점을 관통하는 핵심코드다.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기관인 아이클릭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에서 29세까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념성향, 정치적 태도, 라이프 스타일 등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블로그 세대는 '5060'은 물론 '386'과도 확연히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 블로그 세대는 이념이 진보-보수 스펙트럼에서는 진보적이지만 좌-우 스펙트럼에서는 우파적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좌-우를 기준으로 이념성향을 물은 결과, 중도우(56.5%)란 답변을 포함해 우파라는 답변이 65.5%로 좌파라는 응답(34.5%)의 배 가까이 됐다. 진보-보수로 다시 이념성향을 설문한 결과는 중도진보라는 답변이 41.4%로 가장 많았고 중도라는 응답도 32.3%에 달했다. 이는 기계적인 이분법으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견고한 벽을 쌓았던 기성세대의 관습을 거부하고 개방을 앞세워 이념문제에서도 개방이란 그들의 코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진보성향에 비해 좌파라고 응답한 비율은 현저히 낮아 한국에서 진보-보수 성향의 의미가 서구사회의 좌-우 개념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념실현(7.7%)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우선한다는 응답자가 86.1%에 달했으며, 386세대와 자신들의 차이점을 사회문제보다 개인의 행복 추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꼽은 이들도 45%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이념(0.4%)보다는 건강(37.5) 및 가족(34%)을 꼽아 이념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일인칭 '나'로 돌아와서는 탈이념화의 길을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그 세대답게 블로그나 미니홈피 같은 개인 미디어를 10명 중 9명 가까이(87.0%)이 갖고 있었다. 또 개인미디어를 2개 갖고 있다는 응답자가 34.5%, 3개 이상이란 답변도 13.8%에 달해 2명 중 1명꼴(48.3%)로 2개 이상의 개인미디어를 보유, 블로그가 20대의 아이콘으로 정착하고 있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no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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