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나도 좀 심했다"
출입기자단과 송년만찬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저녁 청와대 출입기자단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 송년 만찬을 함께 하며 지난 한해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고 덕담을 나눴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먼저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며 "기사를 보면 때로는 열도 받지만 비행기를 타고 세상 한바퀴를 같이 돌면서 ´난 대통령이니까 당연하지만 기자들은 어떻게 감당할까´ 궁금했고, 참 고생이 많겠다고 생각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노 대통령은 앞서 출입기자단 대표가 참여정부의 대(對)언론관계에 대해 "건강한 긴장관계에 더해 건강한 협력관계를 추가하면 좋겠다"고 건의한데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인사말을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저도 그렇지만 여러분은 더 팍팍했을 것"이라며 "나는 기사를 읽는 게 여러 일 가운데 작은 일이지만, 여러분은 대통령과 참모들을 지켜보며 뭘 쓸까 걱정하는데 참 팍팍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노 대통령은 취임후 지난 2년을 되짚어 가며 언론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갔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1기에 해당하는 200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를 돌이키며 "저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세련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돌팔매를 맞고, 피하고,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쫓기는 2003년이 아니었나 싶고, 2004년 상반기까지 쫓기며 지내왔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가슴 뭉클한 기사도 있었고 ´이건 아닌데´하고 짜증도 났지만, 한지붕 밑에 사는데 잘 만나지도 못했고 팍팍했다"고 "1년반 동안 가슴을 팍 열어놓고 터놓고 풀어가면서 사는 여유가 없었다"며 언론과의 관계에 있어 아쉬움의 일단을 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월부터 집중된 해외순방을 떠올리며 "올 하반기는 비행기를 타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2년이 지나간 것을 보면 (앞으로) 3년은 더 빨리 지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건강한 긴장관계만이 아니고 건강한 협력관계,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치면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내가 좀 잘해서 기사 쓸 때 기분이 좋게 해드리겠다. 계속 잘하는 대통령의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좀더 노력하겠다"며 "꿈도 좋지만 해몽이 좋아야 한다. 내가 잘보이도록 하겠다"는 말로 인사말을 맺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사진기자들로부터 이달초 이라크 자이툰부대 방문시 자이툰부대원과 포옹한 장면이 담긴 사진을 선물로 받았으며, 만찬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노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 영상을 비롯해 민생현장 방문 영상 등이 상영됐다.

한편 노 대통령은 내년초로 예상되는 개각과 관련, "결코 큰 폭이 아니라 땜질하듯 아주 조금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으로 출입기자들을 초청, 만찬을 겸한 송년회를 가진 자리에서 "아직 개각에 대한 제 마음도 다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을유년 새해 첫 개각은 내년 초순으로 예상되며, 개각 폭은 3-5명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
[데일리안 http://dailian.co.kr 2004.12.29]

Posted by no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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