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월드컵 예선 남북경기에서 ‘북한의 인공기와 국가(國歌)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의 발언에 격분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한축구협회(KFA) 사무실 앞에서 인공기를 찢는 항의 퍼포먼스를 벌이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625남침피해유족회(회장 백한기)·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11일 오후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협회 사무실 앞에서 정 회장 발언을 규탄하며 피켓시위 등을 전개했다. 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원칙을 들어 인공기 등을 허용하자는 정 회장의 주장에 대해, “타 국가와의 관계에서는 성립될 수 있겠지만, 남북관계 특수성을 고려할 때 국제 스포츠 행사의 관례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헌법에서 금지한 사항을 무시하면서까지 북한을 인정하자는 것은 지극히 감상적이고 순진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이와함께 “북한은 미 제국주의라며 원수로 생각하는 미국의 성조기와 미국 국가를 인정하면서도, 정작 같은 민족인 우리의 태극기와 애국가를 허용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태극기와 애국가 연주를 거부해 평양에서의 경기가 무산되었는데도 불구, 서울에서 인공기와 북한국가를 연주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인정치 않는 북한의 콧대만 높여줄 뿐”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북한에서는 FIFA 규정을 거부했는데 우리만 이를 적용하자는 것은 상호주의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북한으로부터 막대한 피해를 입은 실향민과 6·25희생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북한이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한, 대한민국에서 인공기와 북한국가가 허용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북한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혹독한 독재체제를 이어가면서 동포의 자유와 인권을 압살하고 있다”며 “김정일 집단의 반인륜적 범죄를 애써 외면하면서까지 북한 독재체제를 인정하자는 것은, 화해와 협력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인권탄압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계속해서 “정몽준 회장은 개인의 잣대로 북한의 부정적인 부분까지 인정하지 말라”며 “북한이 대남 적화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은 화해의 대상이기 전에 경계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밝힌 보수단체 회원들은 ‘인공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축구협회 측에 전달코자 했으나, 경찰의 적극적인 저지로 무산되었다. 경찰은 ‘인공기’가 펼쳐지자마자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어 결국 이를 압수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보다 더 하네! 불태우자는 것도 아닌데...,”라며 경찰의 ‘인공기 보호’ 행위를 맹렬히 성토했다. 경찰 저지선 너머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보수진영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자신들을 웃으며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는지, 보수단체 회원들은 관계자들에게 격렬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에 관계자 중 한 사람이 발끈하며 달려들 태세를 취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그래 이리와, 한판 붙자”며 격앙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기세에 눌렸는지 곧 건물 안으로 들어갔으나, 보수단체 회원들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자는 자신들의 주장이 보수정권이라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도 여전히 '꼴통' 같은 소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에 분개하고 있었다. 몇차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럴려고 정권교체 했나?”라고 개탄하며 자진해산 했다. 경찰은 압수한 ‘인공기’를 끝내 돌려주지 않았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http://blog.chosun.com/hile3) | ||||||||
[코나스넷 http://www.konas.net/2008.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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