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실상 소개 -14편- 북한주민들의 피서법


매년 여름이 되면 남한은 바다나 계곡으로 떠나기 위한 피서객으로 북적댄다. 그러나 더위는 남한에만 오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도 더위는 매년 찾아오고 더위를 피해서 피서를 가는 주민들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하루를 놀면 당장 먹고 살기 힘들 정도로 피서를 갈 형편이 못 되지만 그래도 놀러가는 사람들은 분명 있다. 그렇다면 이 피서를 떠나는 북한 주민들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휴가를 보낼까?

북한 주민들은 피서를 대부분 당일치기로 보내는데 피서가 당일치기가 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아닌 숙박시설에서 찾을 수 있는데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 휴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인을 위한 숙박시설은 있지만 이런 숙박시설을 북한 주민이 이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기에 멀리 떠나면 교통비가 많이 든다는 점도 한 몫을 하는데 북한에서 휘발유는 1리터에 쌀 2kg과 바꿀 수 있을 만큼 거액이라는 점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멀리 떠나지 못하고 집 근처의 강이나 바닷가에 가서 당일치기로 피서를 보낼 수 밖에 없다.

북한 사람들은 주로 북한에서 전승기념일이라 칭하는 7월 27일과 광복절, 그리고 청년절인 8월 28일 경에 피서를 떠나곤 하는데 대다수 사람들이 직장 별로 돈을 걷어서 놀러간다. 우리 처럼 가족단위로 놀러가는 건 북한에서도 매우 부유한 지도층에 국한되는 이야기이다. 그나마 직장 별로 놀러가는 것도 부담스러워 빠지는 사람이 태반이다. 특히 주부들의 경우 한번 놀러갈 때 거두는 돈이 가족들이 며칠간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돈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빠지는 수가 매우 많다.

피서 당일이 되면 약속장소에 모여 화물차에 몇 십명이 빼곡하게 타고 목적지로 떠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여자들은 음식 준비를 하고 남자들은 카드놀이를 하는데 우리처럼 점심에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면서 빙 둘러 앉아 음식을 먹는다. 노래하고 물장구치며 노는 것은 우리와 매우 유사한 점인데 차이는 바로 잘 놀다 왔는가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북한 사람들은 피서를 잘 놀다 왔는가를 가늠하는 척도를 잘 먹고 잘 취해서 왔는가로 판단한다.

북한에서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는 원산의 송도해수욕장, 함흥의 마전해수욕장, 남포의 와우도해수욕장 정도가 꼽히는데 이 역시 고위 간부나 외국인 관광용으로 전환중이라 한다. 과거에는 금강산, 묘향산, 칠보산으로 피서를 가는 경우도 많았는데 금강산은 우리 관광객 때문에 묘향산과 칠보산은 교통의 불편함 때문에 최근에는 인기가 시들해지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이 같이 피서를 떠나는 것은 앞에서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먹고 살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이야기이다. 집안 살림이 어렵고 직장에 얽매여 있는 사람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북한 주민의 삶이 어려워진다는 뉴스가 끊임없이 들려옴에도 북한에 휴양지가 개발된다는 뉴스도 끊임없이 들려오는 것을 보면 북한 지도층의 부패가 어느정도에 달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코나스플러스 2009.8.24]


Posted by no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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