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복귀 노린 김격식 대장의 도발인가
인민군총참모장에서
개성담당 4군단장으로 좌천(?)된 김격식 대장 분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몇 해 전 “나와 격식 없는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최측근 군부 인사가 있다. 야전에서 잔뼈가 굵은 북한군 대장 김격식(69·사진)이다. 그는 지난달 평양을 떠나 황해도 해주로 거처를 옮겼다. 총참모장 자리를 내놓고 서부전선 최전방을 담당하는 4군단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우리로 말하면 육해공군을 총괄 지휘하는 합참의장(대장)에서 육군 군단장(중장)으로 ‘좌천’된 셈이다. 정보 당국은 김격식을 비롯한 북한군 핵심부의 인사 배경을 캐기 위해 대북 첩보망을 가동해 왔다. 김정일 위원장이 2007년4월 임명 뒤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총참모장을 바꾼 이유가 관심거리였다. 전임 총참모장인 김영춘(현 인민무력부장) 차수는 12년을 채웠다.
대북 정보 관계자는 16일 “김격식의 4군단장 임명에는 김정일의 의중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김격식에게 “강등되는 것이 아니다. 서해안 쪽이 중요한 것이니 보내는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는 얘기다. 또 “잘하고 돌아오라”는 격려까지 있었다는 첩보도 정보 당국에 입수된 것으로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군 4군단은 최전방 휴전선에 인접한 4개 군단 중 하나다. 동부전선부터 서부 쪽으로 기계화 군단인 제1, 5, 2, 4군단이 늘어서 있으니 가장 서쪽을 지키는 부대다. 이곳은 경기도와 인천 외에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를 마주하고 있는 요충지다. 유사시에는 서해 5도를 점령하고 김포반도를 통해 서울을 우회해 후방을 점령하는 게 임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보 당국은 김정일 위원장이 핵심 측근인 김격식을 해주에 사령부가 있는 4군단장에 보낸 배경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해주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 남북한 군사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 함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정거리가 90㎞에 이르는 지대함 미사일이나 100mm 함포가 진을 치고 있어 우리 해군 함정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군 관계자는 “해주항 일대와 인근 등산곶·사곶 기지에는 사정거리 95㎞인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이나 스틱스 미사일 수십 기가 배치돼 있다”며 “어뢰정과 경비정 수십 척도 신경이 쓰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격식 대장의 군단장 임명이 서해상의 군사충돌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유사시 사곶에 기지를 둔 북한해군 8전대의 고속정 등을 동원한 대결을 지원 또는 지휘할 수 있는 역할을 그가 맡았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격식의 임명이 개성공단에 대한 군부의 입김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공단의 남측 관계자들에 대한 통행제한 조치가 김격식의 군단장 임명과 때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김격식은 1994년부터 개성 지역을 관할하는 2군단장을 지냈다. 공단이 들어서면서 이곳에 주둔하던 2사단과 6사단을 후방으로 배치하는 사업을 맡아 공단 사정에도 밝다.
하지만 개성공단과 관련한 대남 압박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좌천은 아니라지만 김격식으로서는 평양 권력 핵심부로의 복귀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그가 총참모장 재직 때 대남 강압 조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게 경질 배경이란 첩보도 있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그런 점에서 ‘잘하고 돌아오라’는 김정일 위원장의 언급이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김격식의 인물 파일에는 그가 96년 9월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을 지휘한 김대식 북한군 정찰국장의 사촌 형이란 점이 부각돼 있다. 정보 당국은 김격식이 대미 압박 카드가 필요한 김정일 위원장의 관심을 끌려고 서부전선이나 NLL 인근에서 어떤 형태로든 국지적인 대남 군사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최근 대북 정보감시망을 한층 강화했다.(http://www.joins.com/)
이영종 중앙일보 기자
[코나스 http://www.konas.net/200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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