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는 김정일 독재집단과의 민족공조를 주장하는 데서 충실한 민족주의자, 평화주의자, 민주주의자의 간판을 서슴없이 내걸었다. ① 김대중씨는 김정일도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민족적으로 공조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6.25 남침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은 같은 민족이 아니었으며 남으로 진격하여 온 인민군대와 그와 싸운 한국의 국군은 같은 민족이 아니었던가? 공산주의자들은 바로 같은 민족 안에서 자산계급과 무산계급은 한 하늘을 쓰고 살 수 없는 원수이기 때문에 무자비하게 타도하고 죽여야 한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지주, 자본가, 부농들은 러시아의 무산계급에 의하여 계급적 원수로서 처단되었으며, 중국의 자산계급은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의 무산계급에 의하여 처참하게 숙청되었다. 김정일이 수백만 북한 동포들을 굶겨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고 온갖 불행과 고통을 들씌운 민족반역자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민족반역자와 민족공조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살인강도와 협조, 협력하는 자가 공범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최악의 민족반역집단인 김정일과의 민족적 협조 협력을 감행한 사람들도 민족반역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② 김대중씨는 김정일과의 민족공조를 통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자화자찬한다. 전쟁을 계급투쟁의 형태로 인정하는 공산주의자들의 본래의 계급적 입장은 이길 수만 있다면 주저함이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쟁을 하라는 것이다. 수백만 인민을 굶겨죽이고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 철석같은 심장을 가진 김정일이 전쟁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왜 전쟁을 안 하겠는가? 김정일은 지금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6.25 전쟁에서 공산침략군을 격파한 미국이 김정일의 남침전쟁을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평화적 경제건설을 기본 국가이익으로 간주하고 있는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도 김정일의 무모한 남침전쟁을 절대 반대한다.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상태에서 김정일이 평화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것은 남한 사람들을 평화적 기분에 사로잡히게 한 다음 좌파친북 정권수립을 적극 도와주려는 목적을 노리고 있을 뿐이다. '비범한 재능'을 지닌 남과 북의 민족적 형제가 힘을 합치다 보니 기대를 훨씬 초월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6?? 공동 선언을 발표한 후 불과 5년 동안에 남한의 민주주의 사상진지를 무너뜨리고 친북반미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하게 만든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승리에 도취하여 득의만면한 김대중씨는 국민을 향해 외친다. “이전에는 군사분계선에서 한방의 총소리만 나도 사람들이 당황하였으나 이제 와서는 북한이 핵무장을 한다고 선포하여도 끄덕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천양지차의 변화인가”라고. 적을 벗으로 보고 안심하게 되며 아픔을 잊어버리고 잠들게 하는 마취약이 과연 명약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③ 김대중씨는 김정일을 적극 원조해주는 것이 북한을 자본주의화 하는 최상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김대중씨는 말한다. “공산주의자들과는 힘으로 싸워 이긴 실례가 없다, 대화와 협조를 통하여 스스로 문을 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아마 이것이 스스로 옷을 벗게 한다는 그가 창안한 요술 같은 정책의 진수인 것 같다. 공산주의자들이야말로 폭력혁명을 신성화하는 폭력제일주의자들이다.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이 소련으로 하여금 감히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한 것이 냉전에서 자유진영의 위대한 승리를 담보한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것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겠는가. 6.25 전쟁 때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스스로 문을 활짝 열고 남쪽으로 처내려 왔는데 김대중씨라면 대화와 협조의 방법으로 인민군대의 진격을 저지시킬 수 있었단 말인가. 김대중씨는 대한민국의 존엄 있는 대통령으로서 대담하게도 국민들까지 속이면서 막대한 외화를 김정일에게 넘겨주었다. 남한의 많은 평범한 사람들과 해외의 사심 없는 인사들은 그것이 다 김정일의 핵무장을 강화하고 남한 인민에게 더 큰 군사적 위협을 주는데 기여하였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씨와 그의 추종자들만은 그것이 북한을 자유민주주의 방향으로 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5년간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 모범을 통하여 김정일에게 개혁개방을 같이 할 것을 호소하여 왔다. 그러나 김정일은 계속 단호히 거절하고 수령유일독재의 길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식 개혁개방마저 반대하는 김정일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김대중씨와 그의 추종자들은 마땅히 중국도 북한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참고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 굴레 벗은 망아지처럼 제멋대로만 하려는 김정일을 계속 붙들고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식 자유민주주의가 압록강까지 다가오는 것을 억제하기 위하여 쓸모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초강국으로 발전하였다. 이면에서는 미국의 위협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침습은 13억 다민족 국가의 정치적 통일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것은 중국식 사회주의건설을 위태롭게 하는 기본요인으로 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의 수령유일독재체제는 중국인민들로 하여금 낡은 중국의 고통과 불행을 연상시키는 실례로 되어 오히려 중국의 현 체제의 우월성을 믿게 하는데 도움으로 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은 체제상 큰 차이가 있지만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반대하는 점에서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으며, 이것이 양자를 계속 접근시키는 기본요인으로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일이 원래 자유민주주의의 침습에 치명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는 조건에서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받다 보니 이면에서 양보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김대중씨가 몸도 불편한 것 같은데 다시 김정일과 만나기 위하여 북한을 찾아간다 하니, 아마 거기에는 우리 범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오묘한' 전략적 이익이 타산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구태여 이런 문제에 대하여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속임수의 大家들과 직접 맞서 싸우려고 할 필요가 없다. 이들 수단쟁이들은 감언이설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직 민주주의 원칙만을 지키려는 정직한 사람들을 제일 속이기 힘든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협잡꾼과의 투쟁에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원칙은 간단하고 명백하며 또 평범한 진리인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확고히 고수하고 미국과의 민주주의적 동맹을 백방으로 강화하며 한미일 3국의 민주주의적 공조체계를 계속 강화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건국역사가 뚜렷이 실증하여 주고 있는 필승불패의 민주주의적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대중씨는 세계적으로 가장 악명 높은 김정일을 이용하여 세계적인 영광을 쟁취하였다는 점에서 '전무후무한 재능'을 지닌 위인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그러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불세출의 속임수의 대가도 절대로 역사를 속일 수는 없으며,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지나친 욕심은 능히 바랄 수 있는 것도 바랄 수 없게 만들고 얻었던 것 까지 잃어버리게 한다는 역사의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2006. 5. 10)
황장엽/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출처: 데일리엔케이/ http://www.dailynk.com/ 조갑제닷컴: http://www.chogab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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