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좌파세력의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구하기 올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세했다.
김 전 대통령의 KBS 사장 임명권과 관련해 자신이 KBS 사장의 임기를 보장해주기위해 임면권에서 임명권으로 바꿔었다며 정 전 사장 구하기에 거들기 시작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KBS 사장의 대통령의 해임권 논란과 관련해 “(통합방송법 제정 당시) KBS사장은 공영방송의 중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고 임기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대통령의)임면권을 임명권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박지원 의원이 민주당 언론장앙저지대책위 추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을 지난 19일 휴가 중인 전북 변산에서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임면권 아래에서 공영방송 사장이 정치적 영향을 받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것.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당시 강원룡 목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임명권으로 바꾸기로) 결정했고, 관계 장관인 문화관광부 장관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인인 강 목사는 당시 통합방송법의 기본 계획을 짰던 방송개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박 의원은 문화관광부 장관이었다.
하지만 박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는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었던 박 의원과 김 전 대통령도 KBS 사장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딴 소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역대 KBS 사장들의 임기는 어떻게 됐을까.
역대 KBS 사장들의 면면 살펴보면 총 11명 1대 홍경모 사장, 8대 서영훈 사장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언론인 출신이었다. 언론인 출신 9명 가운데 방송사 경력은 10대 홍두표 사장이 유일하며 나머지는 모두 신문사 출신 기자들이었다. 또 15대까지 임기를 채운 경우는 6차례 밖에 없었다.
임명 보장을 내세웠던 김대중 정부도 홍두표 사장의 임기를 남긴 채, 정부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박권상 사장이 취임했다. 박 사장은 전북 부안출신으로 합동통신,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 거친 DJ맨 이었다.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박 사장도 임기를 1년 남겨두고 물러났으며, 열흘 사장으로 단명한 서동구 사장은 조선일보, 경향신문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언론특보였다.
이 경력 때문에 당시 노조와 시민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청와대 개입설까지 제기되자 결국 자진 사퇴했다.
서동구 사장 사퇴 뒤 3백여개 시민사회단체와 KBS 노조로 구성된 ‘KBS 사장 공동추천위원회’는 이형모, 성유보, 정연주 등 3명을 이사회에 추천했으나, 지명관 당시 KBS 이사회 이사장이 “청와대가 정연주 씨를 밀었다”고 주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정연주 사장이 임명돼 역시 노무현 코드인사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결국 KBS사장은 역대 정권들도 자신들의 사람들로 임명하는 그런 자리였다는 것이다. 또 DJ가 주장하던 KBS사장 임기 보장 역시 새로 들어선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새롭게 바뀌었다.
언론단체의 한 관계자는 “‘남의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식의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역대 KBS 사장들은 다 그렇듯이 정권의 입맛대로 바꿀 수 밖 없다. 이명박 정부의 정연주 전 사장 퇴출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KBS 사장 발언과 관련해, 보수단체의 한 관계자는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과거를 생각해봐라. 박 사장을 세워놓고 DJ는 얼마나 많은 비난을 받았는가, 친북좌파세력이 정연주 구하기 위해 생떼를 쓰는데 한참하기 짝이 없다”면서 “친북좌파 방송으로 편향된 KBS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하루 빨리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덕 기자 ghost7287@nate.com [독립신문 http://independent.co.kr 2008.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