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민영방송인 TBS의 시사 프로그램 ‘국민 100인과의 대화’에 출연한 이명박 대통령이 “(김정일이 무원칙적으로) 가져오라고 해서 가져다 바치는 협조는 없다”고 잘라 단언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우리는 강경하지 않다”며 이 같이 답변했다.
또 남북대화의 조건을 묻는 한 일본 시민의 질문에 “특별한 조건은 없다”면서 “우리를 역도(逆徒)라 지칭하는 쪽(김정일)과 만나는 것은 불편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도로 매도한 김정일의 사과를 사실상 종용했다.
앞서 18일 외교통상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평상시에는 북한 당국의 공식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대북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식량난 등의 일부 특정 상황에서는 (모니터링을 허용하는 범주 내에서)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이 대통령 또한 “북한의 핵무장으로 우리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며 지난 10년과는 달리 국민 의식이 상당히 변화했음을 시사한 뒤 “인도적으로 도울 마음은 있다”는 말로 접촉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친미반미 성향을 묻는 질문에 “나는 친미, 반미 구분해서 잘 얘기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6.25 당시 미군 3만7천 명이 전사한 점을 상기할 때 어느 나라가 조그만 나라를 위해 그만큼 희생을 감수했는지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 베이징올림픽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웃나라로서 참석하려고 한다”며 “올림픽은 평화를 상징한다.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그것을 그대로 축하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지원 불가 방침에 대해 최근 연일 이 대통령을 ‘역도’라 비난하던 김정일 정권은 21일 ‘푸대접에 운 조공사신’이라는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이 참기 어려운 푸대접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또다시 이 대통령을 ‘역도’로 지칭했다.
또 이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언론들로부터 ‘조공사신’이라는 비평을 들을 정도로 상전에 아부했건만 결국은 ‘귀빈대우’는 고사하고 괄시만 받고 욕 본 것 밖에 없다”며 “식민지주구의 처지가 달리될 수 있겠는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오주한 자유북한방송기자 : ohjuhan@hotmail.com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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