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미래한국포럼 이명박정부의 실용외교 노선에 대한 이해와 함께 대북·대미관계에서 새로운 외교의 지평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3일 오전 7시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제2차 미래한국포럼(공동대표 강훈 김창규 두상달 문용린 신현웅 정지태)이 ‘한국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열렸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새 정부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유종하 전 외무부장관은 “‘MB실용주의외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과잉’을 바로잡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박성현 서울대 교수,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 학자, 사회단체 대표, 기독교지도자 180여 명이 참석했다. 글/김정은 기자hyciel@ 사진/황성일 기자hsi770@ 유종하전 외무부 장관은 … 유 전 외무부 장관은 이명박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전략의 시니어 아키텍트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1959), 영국 공사(1980), EU 대사(1987), 외무부 차관(1989), UN대사(1992), 대통령외교안보수석(1994), 외무부 장관(1996)을 역임했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위원장(2005)을 맡아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그전까지 비교적 젊은 교수들에 의해 외교·안보·통일문제를 보좌받아 왔던 이명박 후보의 정책이 보다 건실해지고 안정감 있게 구축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동맹’‘북핵 불가’ MB 실용외교의 기본” 미국과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해야 北의 비핵·개방이 대북정책 대전제 새 정부의 외교정책을 쉽게 표현해서 ‘MB 실용외교·안보정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용주의라는 말 자체가 ‘이념과잉’에 대조되어서 나온 말이다. ‘이념과잉’이 무엇인가. ‘자주’, ‘우리민족끼리’ 같은 슬로건으로 외교안보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을 실용주의의 토대 위에 놓자는 것은, 현실의 토대 위에 올리자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속에 중요한 원칙이 있다. 중요한 원칙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원리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질 수 있는 인권에 대한 존중 등이다. 쉽게 말하면 중국의 실용주의와 비교할 수 있다. 1965년부터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서 중국이 큰 혼란에 빠졌다. 그래서 약 10년 후에는 모택동 주석도 사망하고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잘못되었다는 반성이 있었다. 중국 공산당이 등소평을 다시 모셔왔다. 이 때 등소평이 한 이야기가 실용주의였다. 이른바 흑묘백묘 이야기다. 까만 고양이나 흰 고양이나 쥐를 잡으면 된다. 앞으로 10년에 두 배씩 소득을 올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지금 30년이 지났다. 10년에 두 배씩 소득을 올리는 것은 벌써 중국에서 초과달성됐다. 지난 10년 동안의 정부를 일반적으로 좌경정부라고 본다. 좌경정부라는 말이 맞는가.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봐서 가장 좌경적인 정부가 김정일 정부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김정일 정권의 이야기를 지지하는 것은 좌경적인 색채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0월 4일 서해갑문에 가서 ‘인민은 위대하다’고 방명록에 썼다. 그러면 실제로 볼 때, 북한에서 인민이 위대한가? 현실과 차이가 있다. “자주국방하기 위해 우리는 전작권을 찾아와야 한다”는데 전작권을 찾아오면 자주국방이 되는가? 50년 동안 한반도에서 평화가 유지된 것은, 북한의 압도적인 군사적 움직임을 우리가 사전에 찾아내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보능력으로 안 된다. 미국의 압도적인 정보감시 전자장치의 능력으로 보는 것이고, 조그만 움직임도 우리가 포착해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안전한 것이다. 그런데 전작권을 가져오면 하루아침에 자주국방이 되는가. 그러한 능력을 기르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이런 것이 결국 슬로건 아닌가. 이것은 중국의 문화혁명과 근사하다. 문화혁명이 끝난 날짜도 1978년 12월 18~22일이다.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결정이 남으로써 문화혁명이 완전히 종식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좌경적인 성향을 가진 정부가 2007년 12월 19일 끝났다. 실용주의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과잉에 반발해서 잘못 나가는 방향을 제자리에 고치는 것이고, 현실 위에서 모든 판단을 얻겠다는 정책이다. 주한미군, 안보에 절대적으로 필요 실용주의 외교의 내용은 7가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대북관계와 대미관계가 되겠는데, 대북관계는 소위 ‘MB 독트린’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할 경우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 지원을 통해 북한에 한 사람당 소득이 3,000달러까지 오르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개방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쪽과 평화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이 대전제다. 그전의 정부는 핵을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은 하지만, 핵을 포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꾸 주었다. 그러면 핵을 포기하라는 주장이 약화되는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핵을 포기하는 것이 대전제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핵을 만들어 동족에게 쓰겠나, 그것은 오래 지나서 통일되면 우리 것이 되는 것이고 우리 것이 되면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우리의 위신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 여기에 여러 가지 오류가 있는데, 가장 큰 오류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면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북한과 같이 예측불허한 정부가 대량살상무기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미국의 대통령이 근 3만이나 되는 젊은 생명을 절대 한반도에 두지 않는다. 가용한 핵무기가 되는 즉시 미군은 철수할 것이다. 미국이 철수하면 한미방위조약에 의해서 한국을 도와주겠다는 법적인 의무는 있지만, 미국이 지금과 같이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주시하는 그러한 노력을 할 것인가. 그러니 주한미군을 두고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안보의 제일 큰 무기다. 북한이 핵을 만들고 그 핵이 실용가능한 핵무기가 되면 주한미군부터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 핵은 절대로 안 된다는 기본을 확고히 가져야 한다. 체제보다는 北 주민 도와야 그 다음으로, 북한을 도와주는 것은 공짜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햇볕정책의 제일 큰 오류는, 햇볕을 충분히 쬐면 상대가 외투를 벗을 것이고 우리가 민족적인 애정으로 주면 북한이 감동해 체제를 바꿀 것이라는 생각이다. 10년 간 해보니 어떻게 되었나. 저쪽은 하나도 안 바꾸고 햇볕을 주는 쪽만 벗었다. 우리가 햇볕을 주는 것은 좋은데, 받아내라는 것이다. 상호호혜적인 관계가 일어나야 한다. 당근과 채찍을 가지고 북한을 잡아당기는 노력이 MB독트린의 중요한 점이다. 우리는 경제협력을 주고 저쪽은 평화협력을 주면서 신뢰를 쌓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가 주는 것은 북한의 체제를 돕는 방향보다는 북한의 국민의 생활수준을 올리고 북한국민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자유·인권 가치관 분명해야 다음으로 한미관계다. 지난 10년간 미국과 주한미군은 대단히 난처한 입장에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 10년 전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한미동맹이 복원되겠는가. 한국도 바뀌었고 미국도 바뀌었고 동맹의 내용도 바뀌었다. 한미동맹을 복원하려면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첫째, 우리의 가치관을 분명히 하자.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인권존중이다. UN과 같이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기관에서 북한의 인권은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결의하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기권했다. 한 번은 결석했다. 기권은 의사표시다. 아직 찬성인지 반대인지 결정하지 않았고, 나는 중간입장이라는 것이 기권이다. 그러나 결석은 나는 이 자리에 있지만 없는 것으로 쳐달라는 것이다. 북한이라는 나라가 유엔에서 가장 한국과 가깝고 같은 민족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인권에 대해서 ‘나는 없는 것으로 해달라’는 태도가 되겠는가. 가치관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바뀌는 상황에 맞는 한미관계가 돼야 한다. 예전에는 한반도에서 미군이 도와주고 우리는 받기만 하는 관계였으나, 우리의 능력이 커졌으니 우리도 기여해야 한다. 세계적인 아젠다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데 우리가 파트너로서 동참해야 한다. 세계적인 아젠다는 세계평화와 번영이다. 예를 들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반대하고 테러에 대해 저항하고, 빈곤을 퇴치하는데 동참하는 것 그리고 범죄나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소위 글로벌 아젠다이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우리 능력대로 기여하면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면서 동시에 확대되는 것이다. 한미관계도 꼭 정치, 안보에 국한하지 말고 FTA를 맺어 경제적 교류도 넓히고, 비자면제 협정도 해서 젊은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자. 소위 양국 쌍무관계를 통해 물이 흐르고 그 속에 과실을 맺어서 서로 동맹을 하니 좋다는 혜택을 보게 하자. 셋째, 신뢰동맹이다. 동맹은 죽음을 각오하고 함께 싸우자는 것이다. 생명을 내놓을 때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한다. “내가 적진에 들어갈테니 당신이 엄호하라”고 할 때, 파트너가 엄호한다는 신뢰를 안 가지면 나갈 수가 없다. 세계적 아젠다에 동참해야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신아시아 외교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강이 전부 아시아에 속해 있으니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서 외교의 지평을 넓히자. 한국이 지금까지처럼 한반도와 동북아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어리석다. 세계가 넓고 크고 발전하고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못 미쳤다. 이명박 당선자는 일단 우리 눈을 동북아에서 펼쳐서 아시아 전역으로 옮기자는 것이다. 한·중·일 외에도 인도 같은 나라도 대단히 급성장하고 있다. 호주도 에너지의 수급에 있어 중요하고 하니, 우리가 아시아 전체에 대해서 활동적인 노력을 하자.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로서, GNP당 우리의 원조는 정말 형편없다. OECD 최하위다. UN에서는 선진국은 GDP의 0.7% 정도는 원조하는 것을 권장한다. 우리가 만약 그렇게 하자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디에 치중할 것인가도 논의되어야 한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문화적인 외교를 전개하는 것이다. 한국의 이미지를 관리하자. 박력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또 창의력 있는 이미지를 만들자. 경제력도 괜찮고, 지구촌에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빨리 가서 도와주는 나라, 다른 나라 입장에서 볼 때 호감을 주는 나라다. 이렇게 만들자는 것이 MB의 외교방향이다. 이것이 잘 되면 한국의 면모가 상당히 바뀌지 않겠는가. 바뀌기 위해서는 정부도 노력하고 국민 각자가 나서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질/의/응/답 ▲북한과의 관계에 대전제가 핵 포기라고 했는데, 북한이 만약 핵 포기를 안 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어떤 전략이 있는지. 나는 북한에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세계에서 제일 강대국인 미국이 있고, 경제적으로 두 번째로 큰 일본이 있고, 지금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있고, 러시아와 대한민국이 있다. 특히 중국이 북한에 대해 완전히 목을 잡고 있다. 6자회담도 처음 만들 때 3자회담으로 시작했는데, 미국이 중국에 부탁해서 북한을 끌어당기라고 했을 때 북한이 안하겠다고 했다. 그 때 중국이 북한에 통보했다. 북한으로 가는 송유관이 있는데 만든 지 오래되어 수리를 하겠다고 하고 며칠 후에 닫았다. 3, 4일 지나니 북한이 회담에 나가겠다고 했다. 그만한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 북한을 왜 설득 못하겠나. 그러나 북한을 코너로 몰아 고양이에게 쥐가 달려들게 되면 곤란하다.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소위 전시를 해서 좋은 물건을 보여주는 것이다. 핵을 포기하면 이것을 살 수 있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양면으로 외교를 통해 북한의 핵은 포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2년에 전작권이 위임되는데, 새로운 정부가 이것을 연기시킬 수 있겠는가?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것이 한반도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냉전 기간에는 미국이 세계전략적인 면에서 주한미군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껄끄러운 경우가 있어도 주한미군을 보전하는 데 대해 상당한 정책적 무게를 두었고 투자도 했다. 그런데 어느 한 시기에 미국의 전략이 바뀌었다. 미국 본토에서 아주 정밀한 계획에 의해 아프간이나 이라크와 같은 먼 거리에 있는 군사적 목표를 몇 m 거리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정보를 얻는 능력도 생겼다. 그래서 미국의 전략적 개념이 바뀌었다. 그래서 본부를 몇 군데 둔다. 본부 밑에 중간본부를 둔다. 중간본부 밑에 현장을 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에 있어서 어디에 들어갈 것인가. 지난 10년 동안 한미관계로 봐서 미국이 아시아 본부를 한국에 두는 것은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 차본부를 두느냐,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이러면 2만~3만 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전작권을 내놓으라고 할 때 그쪽에서 좋다, 2012년에 가져가라고 합의를 금방 해줬다. 미군이 어차피 한반도에서는 좀 떠났으면 하는데 전작권을 내놓으라고 하니 합의한 것이다. 유엔에서 많은 군대를 세계 많은 지역에 PKO로 보내지만 미군은 단 한 명의 군인도 법적으로 남의 나라 사령관 밑에 두지 않는다. 전작권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다른 말로는 나가라는 것과 같다. 그러니 우리가 이 문제를 앞으로 아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미국 대선에 민주당이 유력한 것으로 안다. 이명박정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가? 한반도 문제에 있어 미국의 오바마나 힐러리나 매케인이나 큰 정책의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북한은 클린턴정부와 친했기 때문에 민주당 정부가 낫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이래서 핵 회담이 지연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미국 대선을 바라보고 시간을 끌기 때문이다. 그러나 힐러리나 오바마가 되더라도 매케인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아젠다의 내용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북한은 정면으로 어긋난다, 이것이다. ▲21세기 중국은 경제적인 면과 북한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이명박정부가 중국 쪽과의 커넥션이 약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 어떠한가. MB외교는 실용외교다. 중요한 컨텐츠는 경제에 있다. 경제 거래가 가장 많은 나라를 도외시하고 2차적으로 몰고 실용외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에너지나 일자리 문제나, 중국과 관계가 지대할 것이다. 지난 대선이 끝난 후 이명박 당선자가 당선 다음날 부시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리고 일본과 통화했다. 당선된 후 잠을 못자고 미국과 전화하고 미국대사를 만나고 일본대사를 만났는데 다음 중국과 러시아 대사가 남았다. 사실 물리적으로 거의 녹다운 된 상태였다. 제발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당선자는 중국과 거리를 둬선 안 된다, 중국대사와 만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 이것은 상당히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 ||
김정은 기자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2008.0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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