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가 10일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다. 이 전 총리는 전날 탈당 성명에서 “인간 존엄성, 성숙한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공동체 가치, 민주 진영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분들 옆에 반드시 있겠다”고 말했다.이 전 총리는 최근 가까운 의원들에게 “(신당에 대해 중국의) 문화대혁명 같은 분위기” “광기(狂氣) 어린 공격”이라는 말을 했다고도 한다. 이 전 총리가 사용한 단어와 표현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독립신문은 이 전 총리가 이런 말을 할 도덕적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든다. 이 전 총리는 네티즌 사이에서 ‘버럭 해찬´이라고 불린다.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공공연하게 적대감을 드러냈기에 얻은 별명이다. 서울시 부시장 재직 당시 자신의 집무실에서 하위직 공무원들을 무릎 꿇리고 폭행했으며 국회의원들에게 답변하던 중 ‘그만 하라’며 고함을 친 것이 ‘버럭 해찬´의 진짜 얼굴이다. 본인은 무슨 생각으로 말했는지 알 수 없지만, 청와대 비서진보다 더 규모가 큰 비서실을 꾸린 실세총리가 “동아, 조선일보는 내 손아귀에 있다, 까불지 마라”는 발언을 흘렸다면, 그것도 기자들 앞에서 보란 듯이 거듭했다면, 국민들은 이 말을 언론을 탄압하겠다는 ‘협박’이외의 다른 용도로 생각할 수가 없다. 국민들의 대표가 모인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항상 의원들을 향해 언성을 높이며 삿대질을 멈추지 않다가도, 평양을 방문할 때면 왜 언제나 온화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국회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 기관이고, 평양 주석궁은 몸가짐을 조심할 수밖에 없는 장소라서 그런 것인가? 말이 난 김에 ‘때와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만 더 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독립신문은 개인이 얼마나 골프를 즐기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대한민국은 국민 개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자유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국무총리가 홍수가 나더라도, 태풍이 몰려오더라도, 심지어는 3.1절에도 전국 각지를 돌며 골프치기에 열중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국무총리 본연의 임무’는 안중에 없고,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독립신문이 보기에, 인간 존엄성, 성숙한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공동체 가치, 민주 진영 정체성을 훼손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이해찬 전 총리 바로 자신이다. “문화대혁명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광기(狂氣) 어린 공격”을 거듭한 사람도 바로 그 자신이다. 남의 행동은 무조건 비난하고 내가 한 행동은 다른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이 전 총리의 오랜 습관인 듯하다. 이 전 총리는 탈당성명에서 “손 대표가 오랫동안 정당 생활을 했던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향이 결코 제가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손 대표가 이끄는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어떤 정체성도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당의 한 초선 의원은 “손 대표가 한나라당 출신이라 탈당한다면 이 전 총리는 2005년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을 때는 내각을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그래서 말한다. 겉 다르고 속 다른데다 최소한의 명분과 원칙도 없고,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무시한 자기중심적 행동이 몸에 밴 사람은 더 이상 공직에 나설 자격이 없다. 독립신문 사설 [독립신문 http://www.independent.co.kr/ 2008.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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