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前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위원장·이명박 캠프 공동선대위원장·前 외무부 장관 2007년 한 해의 끝자락,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가장 큰 국가적 사건을 꼽으라면 우선 10년 만에 이뤄진 정권교체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스포츠계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대구유치 성공이 있었다. 미래한국신문은 지난 27일 동시에 이 두 사건의 주역 중 한 사람이었던 유종하(柳 宗夏) 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위원장을 만났다. 국가적 위상을 드높인 성과와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어봄으로써 새해 미래의 한국에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정권교체를 위해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외무부 장관(1996. 11~1998. 3)을 지낸 대한민국 외교계의 원로이기도 하다. 다음은 유 전 장관과의 질의응답. “국제화·세계화 위해 경제경험 많은李 후보 지지” “한국-미국-유럽-일본 4자구도 확립해야” -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가 갖는 국가적 의미는 무엇인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하계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대회로 꼽힌다. 대구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성공으로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3대 스포츠를 모두 개최하는 일곱번째 나라가 됐다. 육상경기가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육상대회는 200여 개 국이 참가하고 70억 세계인구가 시청하는 대단한 광고효과를 갖는 행사이기도 하다. 우리 나라의 예상수익은 3억~5억 달러에 이른다.” - 우리 나라에서 육상이 인기스포츠가 아니고 대구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도시도 아닌데, 세계적 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은 육상의 수준과 대중적 인기가 비교적 낮지만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 육상의 수준을 월등히 높이고 아시아에도 육상경기가 잘 전파되도록 할 것이라는 설득이 주효했다. ‘육상이 구라파를 넘어 명실공히 세계적 스포츠가 되려면 아시아에서 성공을 거둬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 근거로 우리 나라의 아시안게임 성적이 우리보다 인구가 월등히 많은 일본을 앞서고 중국과도 근접한 적이 많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 나라에 300여 개의 마라톤클럽과 300만 마라톤 인구 그리고 손기정, 황영조, 이봉조 등 마라톤의 전통이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 우리 나라가 국제대회 유치에 강한 이유로 정부의 행정력과 강력한 추진력을 꼽기도 하는데, 이번엔 어떤 정부적 노력이 있었나 “정부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외교부에서 지시가 나가면 각 나라 공관에서 철저하게 뛴다. 이를테면 각 공관 대사들이 육상위원회 집행위원들을 만나 식사 등 사교를 통해 대구의 유치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이 표를 얻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을 것이다. 경쟁도시인 모스크바의 경우 실사단이 방문해도 스스로 시설을 돌아보도록 하기도 했다는데, 우리는 예를 들어 아일랜드에서 손님이 온다고 하면 아일랜드 민요를 자동차에 틀어주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다.” - 대구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하려면 아무래도 해외에 있는 외국 집행위원들과 교섭을 해야 하고 재외 대한민국 대사관과 협력할 일도 많으니까 외무부 장관 출신으로 해외 인맥이 많고 고향이 대구에 근접한 사람을 찾았던 것 같다. 나의 경우 증조할아버지가 대구시장(군수)을 역임하시는 등 대구와 연관을 맺어오다가 대구발전을 위해 나서게 된 것이다.” - 유치활동과정에서 이면의 위기나 어려움은 없었나 “우리 나라 육상연맹을 근래 삼성이 맡아 운영, 발전시켜오고 있는데 유치위 활동 중 삼성이 대구유치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이에 유치위원회가 거의 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내가 당장 포기하기보다 다른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이후 아프리카까지 찾아가 세계육상연맹 위원들을 만났고, 스폰서를 나중에 찾도록 하고 대구시가 그 책임과 보증을 서겠다는 제의를 해 교섭을 성사시켰다.” -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나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28, 9년을 해외에서 살다 보니 한국의 국제적 경쟁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 나라 경제의 7할이 대외경제에 의존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품의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증가시키고 투자를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국가적 지도자는 해외에 나가 장사도 하고 경제적 감각이 있고 국제화나 세계화를 할 수 있는 이명박 후보가 적임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른 후보는 상대적으로 그러한 경험이 거의 없어 보였다.” - 이명박 캠프의 외교안보분야를 총괄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나 “외교안보문제를 토의할 때 이 후보와 박자를 맞췄다. 그러나 많은 자료를 준비했지만 거의 써먹지 못해 아쉽다. BBK가 온통 뉴스의 스크린을 다 잡고 있어서 구체적 정책을 협의하고 사용할 시간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 이번 선거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지난번 두 선거보다 국민들 판단의 균형성이 잘 잡혔다고 본다. 과거에는 어떤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공작정치를 하면 국민들이 빨려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국민들이 그러한 정치적 의도를 간파했다. BBK도 그렇게 넘어갔고, 북한문제도 선거직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기 까지 했지만 국민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 향후 이명박정부의 외교적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북한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안보문제에 있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상정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공개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 북한문제에 있어서 북한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토론조차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또한 핵문제, 대북문제에 너무 매몰되다 보니 한국이 자체적으로 세계로 뻗어가기 위한 전략을 등한시해 왔다. 우리 인구가 5천만이고 GDP가 11, 12등이면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외교정책도 수동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능력 범위 내에서 주도적인 외교정책을 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미국, 구라파, 일본과 4자 구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김범수 기자bumsoo@ | ||
김범수 자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2008.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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